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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7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에너지 정책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하기로 했다. 기후 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지만 산업계와 정치권에서는 통상 대응력 약화, 전기요금 인상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9월 7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산업부의 에너지조선관련주
정책 부서 대부분을 환경부로 넘기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축소된다. 에너지 정책이 산업정책과 분리되는 것은 1993년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통합된 이후 32년 만이다.



“산업·통상 대응력 좋은투자정보
약화” 우려
이번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했던 기후 위기 대응 강화 공약과 직결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산업부 기능을 축소하고 환경부를 키우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산업부 내부에서는 통상 협상력이 떨어질 수무료야마토게임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산업과 에너지 카드를 종합 활용해 극적으로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에너지 기능이 떨어져나가면 이런 기민한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 12일 발간한 〈기후·에너지 관련 정부조직개편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한 부처에 기후·ELW매매기법
환경 규제와 에너지 산업 진흥이라는 상반된 목표가 동시에 부여될 경우 한 기능이 다른 기능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 경제 특성상 에너지와 산업정책의 분리는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보고서는 환경부 기후 부문과 산업부 에너지 부문을 합친 온라인주식투자
별도 ‘기후에너지부’ 신설(1안), 환경부가 에너지 부문을 흡수한 ‘기후에너지환경부’ 확대(2안), 산업부가 환경부 기후 부문을 흡수한 ‘기후에너지산업통상부’ 신설(안3)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나 2안으로 결론이 났다.
해외 사례 엇갈려
해외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있었다. 영국은 2008년 10월 에너지·기후변화부(DECC)를 신설한 이후 강력한 정책 집행을 통해 지난해 9월 G7 최초로 탈석탄을 달성했다. 기후 싱크탱크 엠버는 영국의 성공 요인으로 ▲명확한 탈탄소 목표 ▲석탄 비용 인상 ▲해상풍력 지원 ▲재생에너지 시장 개혁 ▲전력망 투자 등을 꼽았다.
반면 독일은 2021년 신설한 연방경제기후보호부가 경제성 둔화를 불러왔다는 비판 속에 ‘경제’와 ‘기후’ 기능을 다시 분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국정 목표, 정치 체제, 대내외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책 효과가 달라진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하되 한국 실정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월 8일 당 회의에서 “AI·반도체·철강 등 전략산업이 에너지 원가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를 규제 부처로 넘기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버스·전기차 보조금을 잘못 지급해 중국 업체만 키워준 전례도 있다”며 “산업 경쟁력과 민생이 걸린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했다”며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산자위 소속 한 의원도 “에너지와 산업정책을 과연 분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대통령실을 설득해 별도의 ‘기후에너지부’ 신설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무산됐다.
전통 에너지 관리 ‘이원화’ 논란
정부안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에너지정책실 중 에너지정책관·전력정책관·재생에너지관·원전산업정책국·수소경제정책관 등이 환경부로 넘어가지만, 자원산업정책국은 산업부에 잔류한다. 원전 역시 건설·운영 기능은 환경부로 이관되고, 수출 전략만 산업부에 남는다.
이에 따라 한전·발전공기업·한수원은 환경부 소관이 되고, 석유공사·가스공사 등은 산업부 소관으로 남는 ‘이원화 체제’가 된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 일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는 성명을 내고 “산업과 에너지를 분리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기업들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업정책으로서 에너지와 환경정책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며 “규제 중심의 정책이 강화되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도 “재생에너지 쏠림이 심화되면 전통 에너지의 중요성이 간과돼 에너지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산업 경쟁력 약화’, ‘에너지 안보 훼손’을 경고한다. 향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후·환경과 산업·에너지라는 상반된 목표를 어떻게 조율할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요금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